1.18 (비공개) 사천왕
화창하고 따뜻한 날씨 때문인지, 목리사람 모두가 현장까지 따라가주겠다고 해서 그런지, 마음상태가 편안하고 여유롭기까지 했다.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직지사 천왕문의 존위를 상기하며 네 분의 자리로 각각 모셨다. 사천왕상을 에워싼 박물관 추진팀 관계자들과 불교언론사 기자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예상치 못한 인터뷰와 여기저기서 들리는 카메라셔터소릴 들으면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와 관심을 가지고 있었구나'란 생각에 잠시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지켜보던 인파가 뜸해질 무렵, 본격적인 설치가 시작됐다. 바닥에 깔려있는 돌가루 먼지를 제외한다면 현장의 여건은 매우 좋았고 설치를 도와준 든든한 동료들은 차분하고 꼼꼼하게 움직여주었다. 다행스럽게 그 동안 그렇게 날 곤란하게 만든 작업변수는 더 이상 없었다. 10시가 넘어서 설치가 모두 끝났고 심주완 주임님이 탁연스님을 모시고 축문을 청했다. 축문을 대신해 나를 칭찬해 주시는 스님의 말씀을 듣고 안도감을 느꼈다. 오늘은 다리를 뻗고 잠들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