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술통_ 800*800*50mm, 철, 시멘트보드, 2009
강병인 선생의 술통.
지난번 술집에서 강병인 선생께 받은 명함을 다시 꺼내 보았다.
뭐라고 쓰신 건지 잘 몰라서 한참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힘차게 그어진 획들이 각자 자리에 서 있는데 어찌 보면 몸을 뒤틀면서 흔들흔들 춤을 추는것 같기도 하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춤을 추던 그것들이 내 머릿속 술통과 딱 맞아 떨어졌다. 기분이 좋아지면서 뭔가 알 수 없는 용기가 생겨났다. 불대를 들어 쇠를 녹여 자르고 다시 용융점에 이르게 하니 술통이 불결을 따라 꿈틀꿈틀움직이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한바탕 불꽃놀이를 했더니 얼굴이 벌겋게 익었다. 마치 좋은 사람한테 맛있는 술을 한잔 얻어먹은 것처럼 기분이 즐겁다. 강병인 선생의 글씨를 불과 쇠로 재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