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세: 이진경 선생님 오랫만입니다. 2017년 닭을 들고왔어요.
이진경: 네. 좋아요. 우리 또 같이 만들어요.
이근세: 우리 헤이리에서 같이 닭 작업한게 벌써 6년이 지났네요.
이근세: 정유년 닭의 해를 맞아 만든 수탉인데 직접 칠하려니 역시 잘 안되더군요.
이근세: 맞아요. 칠은 근세씨보다 내가 더 잘해요.
이근세: 제가 하도 여러겹을 칠하다 보니 닭이 뚱뚱해졌어요.
이진경; 그래요? 그런건 아닐테지만 닭 좀 더 없나요? 양이 많아야 재미가 있는데...
이근세: 선생님은 여전히 손이 크시군요. 하지만 여러 개 만드는 일도 쉬운건 아니라서...
이진경: 그래도 많이 만들어요. 그래야 우리 서로 얼굴도 보고. 이런거 아니면 언제 만나겠어요? 나 함께하는 이런 작업 좋아해요.
이근세: 그러죠 뭐. 돈 생기면 많이 만들어서 또 올게요.
이진경: 이건 팥죽색으로...
이진경: 이건 산호색으로...
이근세: 아! 기분좋은 색깔이네요. 만들때 무겁던 닭들이 화사해졌어요.
이진경: 옥색이예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해요.
이근세: 요즘 닭들은 수난시대를 살죠. 십이간지 동물인데 말이죠.
공장에서 출생하는 삶이라... 엊그제는 조류독감때문에 2백만 마리를 매장했다죠?
이진경: 2천 만 마리라고 들었어요.
이근세: 이미지라도 좋아야 말이지. 무능한 지도자의 상징으로 오명을 덮어쓰질 않나...
이진경: 아마... 그 사람은 닭으로 태어날거예요.
이근세: 환생 말씀입니까?
이진경: 네. 다음생에 닭으로, 계속 닭으로...
이근세: 육도윤회라 했는데 계속 닭으로?
이진경: 네. 알로 먹히고 마는게 아니라 닭으로 자라서 죽고 다시 알로 태어나 닭이되고.. 또 죽고 또 태어나고...
이근세: 으흐, 그 말 조금 무섭네요.
이진경: 아니예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억울해 하는데...
이근세: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데...
2017 닭_ 이진경과 협업, 645*200*1545mm,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