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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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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사천왕철조입상5 2012. 11
조계사사천왕철조입상4 2012. 9
조계사사천왕철조입상3 2012. 9~ 10
조계사사천왕철조입상2 2010.9
조계사사천왕철조입상1 내가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도문스님을 처음 만나 뵌 시점은 지난 2010년 여름 이었다. 조계사는 한국불교의 본산 이지만 가람배치의 한계 때문에 사천왕문이 없다고 하셨다. 스님께서는 그런 안타까운 마음에서 꽤 오래전부터 뭔가 다른 형식의 사천왕 불사에 대한 염원을 갖고 계셨다고 하셨다. 난 이미 지난 2007년, 불교역사박물관에 철부조 사천왕상을 어렵게 설치했던 경험이 있었다. 모든 상황이 그 당시와 하나도 다르지 않았다. 그저 소소한 개인의 관점이 담긴 잡다한 물건들을 만들어온 나로서는 성물을 만든다는 자체에 대한 부담감이 앞섰다. 또한 전통장엄을 또 다른 기법으로 해석해야 하는 문제와 동시에 서울 도심에서 공공성에 부합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에 이번에도 적지 않은 어려움을 예상할 수 있었다...
11.2 이 상황. 뭐랄까... 개인적으론 아,, 조금 극적이다. 오늘은 사천왕 네 분께서 북쪽을 향해 돌아선 날이다. 아침부터 비가 내리더니 바람이 불었다. 바람이 불자 쇠뫼기 작업장 마당에 낙엽이 내렸고 그것이 비에 젖고 있다. 새삼 이 모든 게 인과다. 육 년 전, 나는 출정을 며칠 앞둔 부조 사천왕상 네 분을 먼저 이렇게 북쪽방향으로 부축해 드렸었다. 오늘 이 데자뷰는 그 때, 눈이 막 내리던 목리에서의 기억에 근거함이 분명하다.
10.4 무딘 내가 계절이 바뀌었음을 뒤늦게 깨달았음이라... 난로를 꺼내와 연통을 달아매고 오랫만에 불꽃에 손바닥을 대보았다. 광목천왕의 무장을 잠깐 거들고 나서 서늘해진 기운에 뒤를 돌아보니 비로소 11척 장수 네분께서 그 형상을 모두 드러냈다. 무겁다. 목장갑이 무겁다. 용접봉이 무겁다. 집게들이 무겁다. 흐르는 공기가 무겁다. 사천왕의 그림자가 무겁다...
9.9 과정 중 발생한 변수들이 한 바퀴를 돌아 패턴화 되었으므로 사실상 작업적으로는 끝난 일이다. 하지만 일적으로의 완성까지는 아직도 거리가 멀다. 그래.. 꿈같은 얘기다...
2013 천왕문 2013. 4.13 오랫만에 날씨가 좋다. 진홍이와 사다리에 올랐다. 바람이 좀 지나지만 이 바람에 황사가 섞여있진 않다. 6미터를 오르니 여기까지다. 상반신을 하늘에 담그고 손으로 구름을 만질 수 있으니 기분이 좋다.
철조각 ‘사천왕상’의 현대적 의미/김종길 “전통의 현대화!” 이 썩은 구라를 무덤에서 꺼내라! - 이근세의 철조각 ‘사천왕상’의 현대적 의미 김종길 | 미술평론가 이 글은 하나의 ‘구호’이길 바란다! 이근세의 철 조각 은 20세기 한국미술의 사기극 주제였던 “전통의 현대화!”라는 구호를 다시 떠 올리게 했으며, 이를 통해 21세기의 과제를 다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이 갑작스레 등장한 천재성이거나 그야말로 전통의 현대화를 성취한 위대한 작품이어서가 아니다. 그것은 한 젊은 작가가 전통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태도와 현대성의 발휘를 위해 헌신적으로 투신하는 ‘정신’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가 보여준 것은 단지 일 뿐이다. ‘사천왕상’이란 형상을 만들었다는 것이 아니라 네 개의 천왕상을 만들었다는 숫자를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이 작품을..
사천왕7 내 라이터로 지핀 불씨가 꽃이 되었다. 그 꽃의 황홀한 춤에 그저 넋을 잃었다. 영원하길 바랬던 아름다운 그 춤은 오래가지않아 하얀 연기로 변해 대기에 흩어졌다. 연기가 모두 사라지자 지금 막 잠에서 깨었다. 나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꿈을 꾸었다.
사천왕6 1.18 (비공개) 사천왕 화창하고 따뜻한 날씨 때문인지, 목리사람 모두가 현장까지 따라가주겠다고 해서 그런지, 마음상태가 편안하고 여유롭기까지 했다.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직지사 천왕문의 존위를 상기하며 네 분의 자리로 각각 모셨다. 사천왕상을 에워싼 박물관 추진팀 관계자들과 불교언론사 기자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예상치 못한 인터뷰와 여기저기서 들리는 카메라셔터소릴 들으면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와 관심을 가지고 있었구나'란 생각에 잠시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지켜보던 인파가 뜸해질 무렵, 본격적인 설치가 시작됐다. 바닥에 깔려있는 돌가루 먼지를 제외한다면 현장의 여건은 매우 좋았고 설치를 도와준 든든한 동료들은 차분하고 꼼꼼하게 움직여주었다. 다행스럽게 그 동안 그렇게 날 곤란하게 만든 작업변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