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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통 간판술통_ 800*800*50mm, 철, 시멘트보드, 2009 강병인 선생의 술통. 지난번 술집에서 강병인 선생께 받은 명함을 다시 꺼내 보았다. 뭐라고 쓰신 건지 잘 몰라서 한참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힘차게 그어진 획들이 각자 자리에 서 있는데 어찌 보면 몸을 뒤틀면서 흔들흔들 춤을 추는것 같기도 하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춤을 추던 그것들이 내 머릿속 술통과 딱 맞아 떨어졌다. 기분이 좋아지면서 뭔가 알 수 없는 용기가 생겨났다. 불대를 들어 쇠를 녹여 자르고 다시 용융점에 이르게 하니 술통이 불결을 따라 꿈틀꿈틀움직이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한바탕 불꽃놀이를 했더니 얼굴이 벌겋게 익었다. 마치 좋은 사람한테 맛있는 술을 한잔 얻어먹은 것처럼 기분이 즐겁다. 강병인 선생의 글씨를 불과 쇠로 재현했다.
간판화성공장 좋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날을 잡고 간판을 만들어 전시한다기에 나도 선뜻 해보겠다고 했다. 철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가진 재주를 최대한 발휘한다면 아마도 이 도시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제간판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작업실 가는 길에 평소 무심히 지나치던 간판들을 관찰했다. 저건 마치 도시 전체를 뒤덮고 있는 알록달록한 곰팡이 같다. 시에서 돈을 들여 나무를 심고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잘 다듬어도 여전히 도시풍경이 시끄러운 이유를 이제야 정확히 알겠다. 좌, 우로 시선을 움직이면서 운전을 하다 보니 호객꾼들의 목소리를 듣는 듯한 언짢은 느낌이 들면서 멀미가 났다. 난 뭘 만들더라도 크고 요란한 건 만들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인터넷에 들어가 간판에 관련된 사진들을 검색했다. 오래된 유..
간판투성이 / 상상마당 2009 간판투성이 상상마당 3층 2009. 10. 8 ~10. 22 전시디렉터, 기획- 박금준 전시디렉터, 운영- 강병인 전시준비위원회- 강병인, 김진, 박금준, 오치규, 장성환 전시실무담당- 김솔지, 장두현, 조남혁 참여작가 : 강병인,강희라,권기철,김란영,김수환,김종민,김지선,김 진,박금준,박병철,손불애,오치규,유혜영, 이근세,이목을,이수진,이재호,장성환,정종인,주상현,최희정,하남경,한옥현,허혜순,황재성 전시 입간판/ 박금준, 황재성 강병인/ 봄날_갤러리 봄날, 한글의 아름다움이_술통카페 정종인/ 좋은 책방, 예쁜옷집, 편한 신발가게 하남경/ 꿈 김지선/ 비따 박금준/ 비상하다, 601비상 허혜순/ 책의 탄생 손불애/ 갤러리 삶 최희정/ 홍대의 일상, 혹은 사각형 안에 담긴 스토리 이목을/ 목을 그림공부 하..
8.18 교보 김대중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
오월은 푸르구나 / 전북도립미술관 2009 오월은 푸르구나 / 2009. 5. 1 ~ 6. 7 / 전북도립미술관 황운하 기획
화성공장 7년의 탐사일지 - 권영진 화성공장 7년의 탐사일지 글: 권영진 (독립큐레이터) / 출처: 작가소개 이근세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 목리에 ‘화성공장’이라는 작업실을 운영하며 철을 소재로 재치 있는 철물도구들을 만든다. 특별한 기능성을 가진 그의 철물도구들은 전통 대장장이 기법과 장인적인 제작공정으로 만든 것인데, 가까운 지인들을 위해 맞춤식 도구로 제작하여 헌정하거나, 상징적 심리적 기능으로 동시대 사회에 대한 비판적 의식을 드러내기도 한다. 숙련된 솜씨로 직접 불과 쇠를 다루는 이근세의 철물작업은 생활과 예술, 생산과 창작, 노동과 아이디어가 일치하는 지점에서 그 구체적인 기능과 형태를 드러내는 일종의 변종 도구라고 할 수 있다. 1. 여기는 화성공장 2002년 화성시 동탄면 목리에 처음 둥지를 틀면서 작성하기 시작한 이근세의 ..
경기일보 - 이형복 기발한 주제들, 참 재밌네! [경기일보 2009-3-5] 7년 전 화성의 ‘동탄’은 지금과 같지 않았다. 고층 아파트가 아닌 어디나 흔히 볼 수 있는 논밭이 어깨를 마주하고 있었다. 동탄 신도시에 이어 제2신도시가 들어서는 곳 중 하나가 ‘목리’다. 목리에는 젊은 미술작가들이 모여 그들만의 작업세계를 펼치고 있다. 그렇게 모인 ‘목리창작촌’ 작가들은 신도시 개발을 앞두고 또 다른 거처를 찾아나서고 있다. 이근세씨는 목리 작업장에서 전통 대장장이처럼 철을 주무른다. 작업장 입구에는 ‘화성 공장’이란 이름도 당당히 쓰여져 있다. 불을 다루는 그에게 마르스(mars)의 이름을 딴 작업장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가 속한 지역명이 ‘화성’이고 불을 달궈 쇠를 녹이는 대장장이로서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려는 작가의 ..
쇳대박물관에서 4/4 잠든 양떼를 깨우다. 난 그저 내가 만든 양들의 안내에 따라 길을 걸었고 이곳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이정도 분위기라면 다소 지쳐있는 내가 안락한 수면을 이룰 수 있는 조건은 충분이 갖춰져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한편로는 나보다 먼저 잠들어버린 이 녀석들을 믿지 말아야겠다. 처음부터 내게 필요했던 건 잠이 아니라 꿈이었으니까. 오래전 어느 양치기의 거짓말에 관한 소동이 사실이라면 지금 나 역시 같은 방법으로 저 양들을 깨울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쇳대박물관에서 3/4 4층 박물관 전시실. 어둠속에서 빛을 찾아 헤매느라 목적을 잃고 말았다. 아니 목적 이라기보다는 내가 여기까지 오게 된 배경과 기억, 그 두 가지를 잃어버린 거다. 마치 날카로운 유리결정모양으로 깨진 그 조각들은 지금 내 발밑 어두운 바닥 어딘가에 떨어져 그대로 숨죽인 채 지내고 있을 테지만 난 다시 그것을 주워 다시 끼워 맞춰볼 생각이 전혀 없다. 이 어둠속에 그것들을 잘못 만졌다간 손을 베기 십상일 테니까.
쇳대박물관에서 2/4 4층으로 이어지는 좁은 복도. 또각 또각 어떤 여자의 구두소리가 내가 흔드는 양 방울소리의 공명을 가르며 여기가 박물관이라고 하니 이제야 이 어둠의 정체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언젠가 무덤가를 서성이던 때의 기억 비슷한 느낌이 있었다. 말하자면 그건 어둠에 가려져서 볼 수 없는 부분에 대한 호기심인데 지금 저 유리관 안에 고여 있는 빛을 엿보는 것과 비슷한 상상력 말이다.
화성공장 7년의 탐사일지 / 쇳대박물관 2009 3th Solo Exhibition / 화성공장 7년의 탐사일지 / 2009.2. 20 - 2. 26 / 쇳대박물관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쇳대박물관 Sound Directing: 장승연(http://blog.naver.com/jnag3934)
쇳대박물관에서. 1/4 3층 전시실. 이미 마음의 준비를 했다 할지라도 이런 어두운 공간에 들어서면 반사적으로 빛을 찾게 된다. 뭐 사실 이 정도 어둠이라면 벽면 어딘가에 분명히 붙어있을 전기 스위치를 더듬어본다거나 라이터를 찾고자 바지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을 만큼이라고 말할 순 없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