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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조각 ‘사천왕상’의 현대적 의미/김종길 “전통의 현대화!” 이 썩은 구라를 무덤에서 꺼내라! - 이근세의 철조각 ‘사천왕상’의 현대적 의미 김종길 | 미술평론가 이 글은 하나의 ‘구호’이길 바란다! 이근세의 철 조각 은 20세기 한국미술의 사기극 주제였던 “전통의 현대화!”라는 구호를 다시 떠 올리게 했으며, 이를 통해 21세기의 과제를 다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이 갑작스레 등장한 천재성이거나 그야말로 전통의 현대화를 성취한 위대한 작품이어서가 아니다. 그것은 한 젊은 작가가 전통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태도와 현대성의 발휘를 위해 헌신적으로 투신하는 ‘정신’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가 보여준 것은 단지 일 뿐이다. ‘사천왕상’이란 형상을 만들었다는 것이 아니라 네 개의 천왕상을 만들었다는 숫자를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이 작품을..
사천왕7 내 라이터로 지핀 불씨가 꽃이 되었다. 그 꽃의 황홀한 춤에 그저 넋을 잃었다. 영원하길 바랬던 아름다운 그 춤은 오래가지않아 하얀 연기로 변해 대기에 흩어졌다. 연기가 모두 사라지자 지금 막 잠에서 깨었다. 나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꿈을 꾸었다.
사천왕6 1.18 (비공개) 사천왕 화창하고 따뜻한 날씨 때문인지, 목리사람 모두가 현장까지 따라가주겠다고 해서 그런지, 마음상태가 편안하고 여유롭기까지 했다.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직지사 천왕문의 존위를 상기하며 네 분의 자리로 각각 모셨다. 사천왕상을 에워싼 박물관 추진팀 관계자들과 불교언론사 기자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예상치 못한 인터뷰와 여기저기서 들리는 카메라셔터소릴 들으면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와 관심을 가지고 있었구나'란 생각에 잠시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지켜보던 인파가 뜸해질 무렵, 본격적인 설치가 시작됐다. 바닥에 깔려있는 돌가루 먼지를 제외한다면 현장의 여건은 매우 좋았고 설치를 도와준 든든한 동료들은 차분하고 꼼꼼하게 움직여주었다. 다행스럽게 그 동안 그렇게 날 곤란하게 만든 작업변수는..
사천왕5 1/7 효욱이는 무척 영리한 놈이다. 내가 앞면에서 감을 판단이 서지 않아 머뭇거릴 때, 뒤에서 과감하게 용접스위치를 눌러댔다. 작업진행이 이쯤 되다 보니 뒷면에서도 판단이 작동한다는 얘기겠지만 앞으로 열흘이 채 남지 않은 이 상황에서 작은 미련에 집착하는 나를 자기 선에서 통제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학부 3학년생 이지만 수동적인 포지션에서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효욱이의 이런 모습이 놀랍고 든든하다. 지국천왕의 오른발까지 끝냈다. 1.9 하루에 서 너번 씩 라디오에서 들리는 공익광고 '아이는 생각보다 빨리 자란다'는 말은 너무나 와 닿는 말이다. 예고 없이 아버지가 호준이를 데리고 오셨는데 이렇게 작업실에서 가족을 대할 때면 뭔지 모를 낮선 느낌을 받는다. 일주일 단위로 친가와 외가의 부모님들이 번갈아..
사천왕4 12.19 천왕망치 아끼는 망치가 망가졌다. 이 망치는 작년 겨울쯤 최가철물점 유기사님이 만들어 준 건데 각져있는 머리모양 덕분에 이번 작업이 시작되면서부터 유용하게 사용됐다. 몇 칠 전에 균열이 생긴 것을 알아챘지만 보수할 겨를이 없어 그대로 혹사시켰는데 마치 스트레스를 받은 내모습 같아서 쓰는 내내 신경이 쓰였다. 깨진부위는 용접을 하고 담금질해서 피막을 한꺼풀 벗겨냈더니 훨씬 더 말끔해졌다. 12/20 이 작업이 시작되면서 부터 느낀거지만 계속 마음 한구석에 크게 찔리는 한 가지가 있다. 지금 내가 하는 것이 종교미술이라는 부담감이 그것인데 그건 분명히 내가 연장을 들고 행하는 물리적인 것보다 훨씬 더 근본적이고 정신적인 부분을 다뤄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눈앞에 버거운 재료가 까마득..
사천왕3 11.18 장용수. 오늘부터 날 도와주게 된 용수가 후질근한 가죽신발을 작업대 위에 올려놓는데 떨그렁 하는 소리가 나서 깜짝 놀랐다. 올해 학부졸업생, 성실해 보인다 란 인상 말고는 아직 아무런 정보를 모르는 놈이다.기능이 어느 정도인가가 궁금해서 철 작업한 것이 있거든 가져와 보라고 했는데 그게 오늘 가져온 신발이었던 거다.용수가 망치로 두들겨 만든 신발에서 우직하고 의욕 넘치는 복학생의 냄새를 맡았다. 11/19 내가 단조를 하고 용수가 뒷면에서 용접을 한다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다. 단조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작업량의 80%라고 할 때, 2인1조의 팀웍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려면 적어도 용수가 30%의 단조를 맡아 줘야만 한명이 기다리는 시간이 없어질 거다. 망치맛이 다를 수 밖에 없겠지만 질..
사천왕2 2005/11/12 작업을 하든 안하든 일단 조계종과의 미팅은 약속된 것이니 작품기획안을 작성해야 했다. 첫번째 안은 여러장의 철판에 형상을 투각해서 입체적으로 겹쳐지게 하는 방식인데 그날 최관장님의 드로잉을 정리한 것이다. 두번째는 작은 깍두기모양의 철조각을 낱개의 픽셀단위로 높낮이를 각각 다르게 배열하는 모자이크식 부조다. 이건 조각가 노주환선생의 금속활자조각의 형식을 차용한 것이다. 그리고 세번째는 단조된 철판조각이 서로 맞닿으면서 생기는 틈이 선으로 표현되는 방식인데 이것은 내가 윤기씨 작업실 시멘트바닥의 균열을 보다가 떠올린 아이디어다. 컴퓨터 앞에서 서류를 꾸미면서 각각의 안에 '투각 다중판 설치'니 '점단위 구성부조'니 제목을 붙여놨더니 꽤 그럴듯하게 보였지만 사실은 디자인과 기법이 추상적으..
사천왕 철부조 2551 오른손 골절로 연장대신 카메라를 들고 나를 지켜봐 준 동생 기세가 있었기에 작업과정을 정리할 수 있었다. 비록 이 사진들에서 망치와 기계소리를 다시 들을 순 없지만 무엇보다 나 혼자만의 땀과 노력만이 아닌 내 가족들의 헌신적인 사랑과 동료, 후배들의 우정이 결과물에 그대로 녹아있음에 기쁘다. 나를 걱정해주신 부모님과 쇳가루 날리는 작업실부터 돌가루 푹신했던 현장 끝까지 나를 도와준 목리창작촌 동료 천성명, 임승천, 이윤엽, 이윤기와 후배 남효욱, 장용수, 이종성, 그리고 내 아내 김민수와 동생 이기세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작업이었다. 이렇게 작업과정 사진을 정리해 놓고 보니 무언가에 쫓기며 쉴 새 없이 긴장으로 나를 몰아쳤던 지난 4개월의 시간이 다시 생생하게 스친다. 작업 초반, 레이저로 잘려진 ..
대추리쇠스랑 윤기씨, 승천이와 대추리에 갔었다. 고단해 보이는 윤엽이형, 함바집을 차린 아트만의 수고에 가슴 뭉클했다. 마을 입구에서 우릴 검문한 뽀송뽀송한 전경 아이들의 스트레스와 담배가게 앞에서 작별 인사한 빨간 티를 입은 홍민의 대장님의 사람냄새가 좀처럼 가시질 않는다.
식칼 customer 0022 손대선 님 식칼 대추리 요리사 손대선을 위한 식칼, 400x95x35mm, 2006 3일 동안 차에 실려 있던 연장을 작업실에 내려 놓는데 느닷없이 대추리에서 대선씨가 던진 수다가 후루룩 풀려 철판바닥에 늘어졌다. "형님 잘됐네. 내가 대추리에서 식당 오픈 하는데 칼이 필요해서 말이지...거 왜 고기뼈 자르는 칼 있자나 아주 크고 무식한 거." "여기서 야채는 돈주고 안 사먹는다구. 이 호박, 갈 때 꼭 가져 가셔. 형수님이 좋아할 거요. 단호박이 부인들한텐 무지 좋다구.." "내 형님 주려고 따로 빼 둔 게 있는데 잠깐 같이 갑시다. 형님차로 갑시다. 같은 코란도인데 윤엽이형 차는 드러워서 말이지..." "철거 당하더라도 까짓거 잘데는 많아요. 나 같은 사람도 저항권은 가지고 ..
로드킬고양이장의삽 marsfactory utility. fe 587 로드킬고양이장의삽 "진화의 속도를 가볍게 따돌린 악질 최상위 포식자들의 종횡무진 폭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자연생태계에 갖춰야 할 아주아주 최소한의 매너를 위해... 로드킬고양이장의삽_ 745*147*28mm, 2004
불법매립야삽 나이트호크 marsfactory utility. FE-117 폭격야삽 나이트호크 산업 폐기물은 조용하고 신속하게... 불법매립야삽 Night Hawk, 450*185*57mm, 2004